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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삼국지 : 칼럼

제갈량이 거절한 위연의 자오곡계책에 대한 진실 (1편) 자오곡계란?


제갈량이 거절한 위연의 자오곡계책에 대한 진실


(1편) 자오곡계란?

(2편) 위연의 자오곡계 주장 배경과 이유

(3편) 제갈량의 자오곡계 거절 배경과 이유




제갈량의 1차 북벌을 논할 때 항상 뜨거운 감자가 되는 것이 바로 위연이 제시했던 자오곡의 계(計)일 것이다.


이번 칼럼은 자오곡계를 제시한 위연과 그것을 거절한 제갈량 각자의 입장과 근거들에 대해 이야기 해볼 예정으로 자오곡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는 1편, 위연의 주장 근거를 다루는 2편, 제갈량의 거절 배경과 이유를 다루는 3편 이렇게 총 세 개의 편으로 나누었다. 


그럼 우선 자오곡계가 어떤 상황에서 나온 것이고 또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 제갈량의 1차 북벌


위나라는 촉의 유비가 죽은 이후부터는 촉이 위협적이지 않다고 판단, 오나라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여 상대적으로 촉에 대한 경계가 느슨해져 방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던 226년, 위나라의 초대 황제인 조비가 죽고 그의 아들 조예가 황제에 오르자 그 어수선한 틈을 타서 227년, 제갈량은 촉 황제 유선에게 출사표를 올리고 북벌을 감행한다. 


생각치도 못했던 촉의 대규모 북벌에 농서 일대 3개 군이 위나라를 배반하고 제갈량에 호응하는 등 위나라 입장에서는 급작스러운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험중한 지세의 구석진 곳에 자리잡고 있던 촉이 물자를 확보하고 중원으로 진출하기 위해 반드시 차지해야만 했던 곳이 바로 장안으로 장안을 공격하기 위한 진격로를 논하던 중 나온 것이 바로 위연의 자오곡계책이었다.




▶ 기산 진출과 자오곡 진출


제갈량은 장안을 공략하기 위한 진격루트로 조운과 등지가 포야도(기곡)로 진격하여 적의 주력을 유인한 사이 비교적 평탄한 지대라 진군이 수월한 기산 방면으로 우회하여 농서지역을 확보한 후, 가정을 전략 기점으로 장안을 포함한 관중일대를 공략한다는 기산 진출을 계획했다.



반면, 위연은 한중과 장안을 가로지르고 있는 진령산맥에서 장안 바로 아래쪽으로 통하는 자오도를 이용하는 계책을 내놓는데 위략과 촉서 위연전에는 각각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하후무(夏侯楙)가 안서장군으로 임명되어 장안 수비를 맡았다. 

제갈양이 남정(南鄭)에서 부하들과 전략을 논의할 때, 위연은 이렇게 말했다. 


"듣자하니 하후무는 조조의 사위인데 아직 젊고 겁쟁이며 지모가 없다고 합니다. 


지금 저에게 정예 5천명과 식량 5천 석을 주신다면, 곧장 포중(褒中)을 뚫고 나가 진령산(秦嶺山)을 따라 동쪽으로 가서 자오곡(子午谷)에 당도하여 북쪽으로 갈것이니 열흘이 지나지 않아 장안에 당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후무는 저 위연이 기습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틀림없이 배를 타고 도주할 것입니다. 


장안성 안에는 단지 어사와 경조태수만이 있을 뿐이므로, 횡문(橫門)에 있는 식량 저장 창고와 흩어지는 백성들의 곡물로 군사의 식량은 충분할 것입니다. 


동쪽(위)이 병력을 모으는 데는 20일은 걸릴 것이므로 공이 사곡(斜谷)을 뚫고 나오면 반드시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한다면 한 번의 행동으로 함양(咸陽) 서쪽 지역을 평정할 수 있습니다." 


제갈량은 이것을 위험한 계책이라고 판단하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 위략 中 -



 

『'위연은 항상 제갈량을 수행하여 출정하였다. 병사 1만 명을 요청하여 제갈량과는 다른길로 진출하여 동관(潼關)에서 만나 한신의 선례에 따르려고 했지만, 제갈량이 제지하고 허락하지 않았다.』 - 촉서 위연전 中 -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위연이 별동대 5천으로 자오도를 통해 열흘 이내 장안을 급습

2. 급습 소식에 장안을 수비하고 있는 하후무 도주 예상

3. 장안에는 문관들만 있으므로 함락이 어렵지 않을 것

4. 식량 저장 창고와 백성들의 곡물로 군량 문제 해결 가능 

5. 장안 동쪽의 동관을 점거하여 위나라의 군대를 방어

6. 제갈량의 본대가 장안 및 동관에 합류


[이해를 돕기위해 KOEI 삼국지 게임 맵에 그려넣었다.]


이는 위나라의 지원군이 오기 전, 속전속결로 장안을 기습하여 공략한 후 넓고 문이 많은 장안 성이 아닌 장안으로 오는 길목인 동관에서 본대와 합류하여 적을 맞아 방어하다는 계획으로 제갈량의 기산 진출과 그 성격부터가 정 반대인 계책으로 제갈량은 이 계책이 너무 위험한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자오곡계 ]




1편에서는 자오곡계가 나오게 된 배경과 자오곡계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일반적으로 위연의 자오곡계는 자오곡 자체가 험준하여 군사가 이동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즉흥적으로 나온 도박적 성격이 강한 계책으로 신중한 제갈량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기 위해 이를 거절한 것으로만 알고 있으나 그 밑바탕에는 정치적 이해관계, 각자의 입장 차이 등 여러 복합적 요소들이 얽혀있다.

 

2편부터는 본격적으로 각자의 입장에서 자오곡계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