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인물 162. 하기 숙룡

[하기 숙룡 何夔 叔龍]

 

 

하기의 자는 숙룡이며 진군 양하현 출신이다. 생몰년은 미상이다. 하기는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형과 함께 살았으며 효행과 우애로 칭찬받았다 한다. 하기의 신장은 8척 3촌이며 후한말에 난리를 피해 회남으로 갔다. 후에 원술이 하기를 초빙하였는데 하기는 거절하여 원술에게 억류당한다. 원술은 교유와 함께 기양을 포위하고 공격하였는데 원술은 하기가 그 군 출신이었기 때문에 협박하여 기양 사람들을 설득시키도록 하려 하였다. 하기는 원술의 신하 이업에게 충고하고 첨산으로 숨어든다. 원술은 하기가 자신을 위해 일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만두게 된다.

 

197년 (건안 2년) 하기는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원술이 추격할 것이라 예상하고 몰래 오솔길로 탈출하여 고향으로 돌아갔다. 오래지 않아 조조는 하기를 불러 사공연속에 임명한다. 당시 원술의 군대가 혼란스럽다는 말을 전하는 자가 있었는데 조조는 하기를 통해 진위여부를 확인하였다. 하기는 원술을 비판하였고 조조는 하기를 현명한 사람이라 하였다.

 

조조는 성격이 엄하였는데 연속이 공무에 관한 일로 왕왕곤장을 맞기도 했다. 하기는 항상 독약을 가지고 다니며 죽어도 치욕을 입지 않으리라 맹세하였기 때문에 끝까지 벌을 받지 않았다. 하기는 성부현의 영으로 임명되었으며 이어 장광 태수로 승진한다.

 

하기가 부임한 장광군은 산과 바다에 인접해 있는 지역이라 황건적이 끊이지 않았으며 호걸들은 대부분 조정을 배반하였는데 원담은 그대로 관직을 더하였다. 장광 사람 관승이 3000여 명의 대중을 모아 난폭하게 해를 미쳤다. 논의하는 사람들은 병사를 일으켜 관승을 공격하려 하였는데 하기는 서서히 은덕으로 그들을 깨우치게 해야 한다 하였다. 그래서 하기는 군의 승으로 있던 황진을 파견하여 관승에게 이해득실을 설명하였는데 관승은 투항을 요청하였다. 하기는 관리 성홍을 보내 교위를 인솔하게 하고 장광현의 승 등은 소와 예물을 갖고 교외로 가서 그들을 영접하며 귀순한 적장을 군으로 데리고 왔다.

 

모평현의 도적 종전의 무리가 수천이 되었는데 하기는 군의 병사들을 이끌고 장료와 함께 토벌하여 평정했다. 이어 동모 사람 왕영이 무리 3000여 명으로 창양현을 공격하며 난을 일으켰다. 하기는 관리 왕흠을 보내 계략을 주어 그들을 분산시키니 열 달 만에 그들을 모두 평정하였다. 조조가 새로운 법령을 제정하여 주군에 하달하고 조세와 비단을 거둬들이려고 하였다. 하기는 군이 처음 세워졌으며 최근에 출병하였으므로 갑자기 법령으로 얽매어 둘 수 없다고 생각하여 진언하였다. 조조는 하기의 건의를 따르고 하기를 조정으로 불러 승상의 군사로 참여시킨다.

 

해적 곽조가 악안과 제남에서 약탈을 하자 조조는 하기가 장광에서 위엄과 신망을 얻었기 때문에 악안 태수로 임명한다. 하기가 임명된 지 몇 달이 지나자 여러 성이 모두 평정되었고 다시 조정으로 복귀하여 승상 동조연이 되었다. 위나라가 세워진 후 하기를 상서복야로 임명하였고 조비가 태자가 되었을 때 양무를 태부로 삼고 하기를 소부로 삼았다. 이 두사람은 상서 동조와 태자와 함께 제후 관속을 선발하도록 특별히 명령을 내렸다. 양무가 사망하자 양무를 대신하였다.

 

하기가 태복으로 임명되자 조비는 그와 이별하고자 재계하고 받들었지만 하기는 갈 의사가 없었다. 그래서 편지를 써서 초대하였지만 하기는 국가에는 변하지 않는 제도가 있다며 가지 않았다. 하기의 행위는 단정하였다. 하지만 검소함을 숭상하는 시대에 하기는 가장 호화롭고 사치스러웠다. 조비가 황제로 즉위한 후 하기를 성양정후에 봉하였다. 하기는 병으로 인해 누차에 걸쳐 사직할 것을 요청하였지만 조비는 만류하였다. 그러다 하기는 사망하였고 시호를 정후라 하였다. 아들 하증이 후사를 이었다.